나는 여태까지 백신을 단 한번도 맞지 않았다. 

그리고 열흘 전 처음으로 코로나에 걸렸다. 

백신을 맞지 않은 나의 결정에 대해 주변에서는 여러 반응들을 보였다. 

가장 심각하게 걱정하신 우리 어머니는 매번 화상 통화에서 "너는 백신도 맞지 않았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라는 굳건한 믿음과 깊은 우려를 표했다.

아버지는 요지부동한 나의 결정에 대해 농으로 "니 악질이구나"하며 조롱했다.

간혹 친구와 지인들은 내가 왜 백신을 맞지 않는지에 대해 궁금해 했다. 

한국에서 백신에 대한 거부는 당시 문정부와 맞서는 극우 세력의 정치적 불복으로도 읽혔다. 

또한 이러한 사람들은 백신 음모론과 괴담 수준의 이야기를 추앙하는 과학적 상식이 결여된 무식한 부류의 인간으로 낙인 찍히기도 했다.

그렇다면 왜? 왜 나는 기어코 이들과 함께 해야만 했던 것인가?

매번 이런 질문이 나를 향할 때 나는 변명하듯이 그 '이유'를 설명해야만 했다.(마치 나에게 나의 신체에 대한 결정권이 없는 것처럼 말이다.)

"몸이 이렇게 안좋은데, 혹여나 논문 심사전에 백신 맞고 후유증이 생기면 누가 책임지나요. 저는 한 학기를 더 미룰 수 있는 금전적 여유도 시간도 없어요. 당연히 휴유증 치료를 부담할 자금도 없구요. 졸업 전에 건강과 경제적인 리스크를 남길 수 있는 상황이 못돼요…" 

이것은 명백한 사실이지만 "왜 백신을 맞지 않은 가" 라는 질문을 설득하기에는 아무런 효력이 없어 보였다. 

그만큼 코로나 백신의 접종여부는 개인의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올바름의 문제였다. 

나는 이번 코로나 사태를 통해 군중이 무엇인지, 베일에 싸인 권력구조가 무엇인지, 인간의 자기기만과 선택적 망각이 도대체 어떻게 가능할 수 있는지를 똑똑히 보았다.

반성하기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너무 무거워서 책임도 함께 묻혔다), 분노하기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지쳤다(돌이켜 볼 마음의 힘 조차 잃었다). 

그리고 나는 3년전 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코로나의 책임에 대해 외면하는 '우리 자신'들에 대해, 코로나 백신의 수 차례 강요에 대해 '묵인'해 온 '우리 자신'들에 대해 실망하고 있었다.

당연히 실망은 이뿐만이 아니다.

폭력에 대한 우리의 태도, 전쟁에 대한 우리의 반응, 참사에 대한 우리의 마음은 그 어느때 보다 냉정했다. 

그리고 우리는 아무것도 묻지 못했다(않았다).

코로나의 발원과 코로나 백신에 대해서도 그래왔던것처럼 말이다.

의문을 가진 자는 매도 당한다.

꺾이지 않는 자는 필히 이단이여야만 한다.

그래야만 두려움에 대한 외면이 정당화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를 걸리면서 나는 생각한다. 

이토록 "질기게 별루"(친구의 표현)인 바이러스는 도대체 누가 무엇을 하기 위해 만든 것일까? 

그리고 코로나 백신의 주도자들은 어떻게 인간의 선택권(존엄성)을 박탈 시키면서까지 이 사업을 추진 할 수 있었던 것일까?

만일 내가 백신 거부를 통해 무언가를 대항 했다면 그것은 백신 자체라기 보다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실권자들의 강요의 의지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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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ean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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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논문심사와 시간과 금전적 여유가 아니라도 백신 안 맞을 수 있지므에. 저는 맞긴 했습니다만 여기서 3차접종 대대적으로 추진하는데는 이미 냉담해져서 안 맞고 있슴다.
    백신 만드는 쪽이나 맞히는 쪽이나 맞는 쪽이나 정보가 불투명하고 가짜정보가 많고 공론화가 잘 안돼서 어떤 의문을 제기해도 혹은 어떤 주장을 해도 그냥 음모론처럼 들리는게 현실..

  2. 본인은 북경 삼갑병원 의사이고 작가님과 똑같이 백신접종 안한 소수인입니다. 3주세된 딸아이 마저도 백신 맞으라고 갖은 수단과 방법으로 위핍리유 하는 유치원측과 성깔대로라면 진작에 맞장 떴겠지만 후속적인 영향으로 유치원 옮겨야만 될수도 있다는 현실적인 고려로 인해 머리숙인 자신이 안타깝습니다. 물론 작년 12월 가족 전부가 중대장 다 달았구요.

    1. 예, 그 당시 한국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것이 민주주의 나라가 맞는지 의심할 정도로요. 병원 종사자이시면 정말 그 당시 상황들이 더욱 화나고 답답했을 것 같습니다. 3년이 이렇게 정신 없이 지나갔는데 현재 아무도 우리가 겪었던 수난을 되돌아 보거나 기억하고 싶어하지 않은 것 같아서 안타까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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