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코로나로 인해 아직 비상상태다. 관광객들로 붐비던 교토는 조용하다. 정부는 이제 곧 해제를 발표하겠다고 하는데 솔직히 걱정이다. 3월부터 본격적으로 방콕 생활을 시작하여 어느덧 두달을 훌쩍 넘겼다. 4월에 예정되어 있던 울이의 보육원 입학도 무기한 연기되고 있다.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 UhUh ) 방콕하며 보냈다

교토의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 이대로 흘러가버렸다. 기나긴 장마철이 기다리고 있다. 아마 당분간은 방콕생활이 지속될 것 같다. 드디어 “독박육아”에서 탈출해 “방콕육아”로 갈아탄건가. 아빠도 꼼짝 못하고 집에 있으니 말이다.

이 두달동안 우리의 일상은 완전히 달라졌다. 하루에 두번씩이나 밖에 나가 산책하던 데로부터 열흘에 겨우 한번 정도 한적한 곳에 나가 바람 쐬거나 날씨 좋은 날에 옥상가서 옷을 널었다. 아이 데리고 마트 장보러 가는게 시간 떼우는 제일 좋은 방법이였는데 그것도 두주일에 한번씩 나나 남편이 혼자 가서 한가득 사온다. 울이도 마트 가서 자기 좋아하는거 바구니에 담는걸 참 즐겼는데… 어떤 날은 울이가 “내일은 엄마랑 울이랑 같이 마트 가서 토마토 사오자” 하며 천진난만한 웃음을 보이며 좋아한다. 상상만으로도 좋은가보다. 요즘은 장보는 것도 장보는거지만 그 뒷정리가 어마어마하다. 일단 외출하고 돌아오면 전부 소독하고 음식을 한끼 분량씩 소분하고 상하기 쉬운 야채는 키친타올에 꼭꼭 싸서 지퍼백에 넣고 유통기한을 다 확인한 후 순서대로 먹고…(냉장고 정리의 좋은 습관이 생긴 것 같긴 하다) 

아빠는 개학이 연기되어 5월부터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기 시작했다. 수업이 많지는 않지만 그 시간동안 울이가 그 방에 들어가지 않고 조용히 수업보기에는 무리인 듯 하다. 그간 하던 아르바이트 두개도 중단했다. 집에서 에너지 방출이 잘 안되는지 울이는 낮잠도 줄어들고 계속 놀아달라 한다. 아이디어 고갈이다. 그러다가도 심심해 보이는 아이를 보면 또 자꾸 미안함이 밀려와 이것저것 놀이를 검색해보고 친구맘에게도 물어본다. 때론 놀이를 준비하고 놀고 치우고 나면 내가 지쳐 짜증을 낼 때도 있다. 그런날은 울이가 자고나서 “이럴거면 안놀아주는 것보다 못한데” 하며 후회한다. 

다행인건 나에게 출산해서부터 동지같은 서진맘이 있다. 서진이는 울이보다 한 20일 정도 늦게 태여났다. 아이들 월령이 비슷해서 그런지 아니면 엄마둘 자체가 수다쟁이라서 그런지 암튼 며칠동안 연락 안하면 뭔가 보고싶고 매일 매일 얘기해도 이야기가 끊기지 않는다. 아이들 먹는거, 입는거, 노는거, 엄마의 힘든거, 행복한거, 아이한테 화낸거…열거하자면 끝이 없다. 육아의 길에서 점점 더 굳건한 동지가 되여가고 있다. 비록 문자 남기면 하루 건너 답장이 오가고 하긴 하지만 이것도 나름 엄마들의 노력이다. 아이가 잔 다음에 폰을 볼려고 말이다.

< 네이버 이미지 >

코로나로 인해 달라진 일상을 쓰다보니 배부른 소리만 한 것 같다. 이렇게 한집 식구가 건강하게 평안하게 보내고 있다는 자체가 감사한거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목장모임(교회 주중 모임)에도 참가할 수 있게 되였다. 옛날에 북경에 있을 때도 모임이 참 좋았지만 지금 만큼 간절하지는 않았던 거 같다. 피곤하다고 안가고 다른 약속있다고 안가고 지맘대로였다. 모임을 결정한 그 순간부터 이미 매주 선약인데 말이다. 지금은 매주 목요일이 기다려지기만 한다.  중국은 상황이 점점 좋아짐에 따라 차차 일상이 회복되고 있으니 이 온라인 방식의 모임도 이젠 얼마 지나지 않으면 끝나겠구나 하며 하루는 남편과 같이 아쉬워하기도 했다. 익숙한 것에, 만만한 것에, 가까운 것에 우리의 마음은 늘 아주 인색한거 같다. 사랑하는 가족과 조용히 시간을 보내는 것도, 일할수 있는 회사가 있음에도, 늘쌍 주어지는 만남에도…

우리에게 주어진 평범한 일상은 이렇게 소중한 것이였다. 익숙함에 소중함을 잃고 살았던거 같다. 매일 매주 매달 그냥 반복하며 흘러가는 그 소소한 일상들을 때론 무시하며 때론 홀시하며 살아왔던 나였다. 회사 다닐 때는 회사에 대한 불만이 자주 솟구쳐 나왔었다. 이젠 일을 그만둔지 벌써 3년째다. 일하고 싶은 마음이 수도 없이 찾아왔다. 일할 때의 스트레스는 온데간데 사라졌고 마냥 좋은 것만 생각난다. 

지금 가정을 꾸리고 육아하는 것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몇년전 외롭게 혼자 살때는 빨리 결혼하고 싶지 않았는가? 친구들 하나둘씩 다 시집가는거 보고 부러워 하지 않았는가? 아이를 낳고 사랑하는 사람과 매일매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지 않았는가? 아이들이 그토록 이쁘고 귀엽지 않았는가? 지금 그 로망이 일상이 된거다. 꿈이 현실로 된거다. 감격아, 어디로 간거니?!

코로나가 전 세계에서 창궐하고 있는 지금, 바깥 공기를 자유로이 마실 수 있고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마음대로 만날 수 있고 코로나 전에 그 소소한 일상들이 너무 보고 싶지 않은가. 

지금인거 같다. 이 순간의 소중함을 깨닫고 이 순간을 풍성히 살아갈 나의 자세와 모습을 찾고 내 눈과 마음이 향하는 곳을 바로 잡는 지금 이 순간이 소중하다. 디톡스 챙겨 마셔야겠다. 쓰잘떼 없는 것들로 내 몸도 마음도 너무 살쪘으니~

울 사랑하는 남편아, 디지털 디톡스 좀 챙겨드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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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이아빠 빨간펜]

나는 헷갈리는 맞춤법이 꽤 있다. 잘난 내 남편의 오타 수정기를 추가해 본다.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그의 표정을 상상하면 재미가 배가 될 듯 하다. 

오늘의 픽:  빨래를 었다(X) > 빨래를 었다(○)

‘자기가 빨래 널면 옷이 다 늘어나겠네’ 라는 저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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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t as for me and my household, we will  serve the LORD

JOSHUA 24:14

시리즈 링크
<독박육아 울이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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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당당

당당한 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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