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ㅣ각부타랍기
글쓰기가 취미라 여가 시간을 이용해 이래저래 끄적거렸더니 나도 문단이란 동네를 기웃거릴 날이 오더라. 그런데 붕어빵에 붕어가 없고 칼국수에 칼이 없고… 젊은이를 위한다는 문학상에는 젊음도 문학도 없더라.
그날 오전
2018년의 빼빼로가 많이 팔리는 날 오전, “지는 저녁을 닫는 노란 석양”이라는 좌담회가 열렸다. 좌담회장은 극도로 엄숙한 기운이 흘렀다. 작가와 초학자, 그리고 문학상 수상자들이 참석했다. 그런데 회의장내는 필요이상으로 딱딱하고 엄숙한 분위기라 약간 주눅이 들었다.
발언고를 들고 떠듬떠듬 읽어내려가는 사회자의 개회사를 들으면서
‘한족분이 우리 말을 참으로 열심히 읽어내려가는구나… 그런데 조선족작가들 모임에 왜 한족이 사회를 보지?’
자초지종을 물은즉 사회자는 조선족이고 주최측 우두머리란다.
‘우리문학을 관할하는 책임자의 우리말 구사력이…? 유창한 우리말을 하는 적임자는 없나…???’
좌담회는 작가들의 덕담으로부터 시작하여 지명발언으로 이어졌다. 회의시간이 흘러갈수록 젊은이들은 잔뜩 기가 눌렸거나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목소리에 힘을 싣고 많은 시간을 들여 연설하는 분은 노작가들이였다. 나는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 신세로 열심히 준비한 발언을 한글자도 말하지 못했다. 좌담회는 뭐라고 소독(素讀)하는지 알아듣지 못할 사회자의 폐회사를 끝으로 마감돼버렸다.
청년을 위해 마련했다는 자리에서 젊은이들은 들러리로 된 것 같아 우울해났다. 아무것도 모르고 여러가지 기대로 뜨거워졌던 마음에 찬바람이 휑하니 불었다. 장내를 빠져나오면서 또박또박 적어온 발언고를 휴지통에 던져버렸다.
그날 오후
시상식장에 도착하자 수상자들은 이런저런 리허설을 진행하면서 분주했다.
‘수상자들이 군대처럼 설 자리, 앉을 자리 꼼꼼히 체크하면서 리허설까지 해야 하나? 성대한 문학행사인만큼 아무래도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는 것이겠지?’
그래도 뭔가 개운하지 못했다. 상 받으러 초대된 것인지, 시상훈련을 받으러 온 것인지…
시상식은 화려하게 진행됐다. 그러나 눈살 찌프려지는 사건은 시상식 말미에 터졌다. 행사의 모든 식순이 마무리되자 오늘의 주인공들이 단상 아래에서 우왕좌왕한다. 급기야 기념사진 촬영 때에 수상자들은 맨끝으로 밀려나 볼품없는 모습을 하고 있다. 주객이 전도된 기념촬영을 보면서 한없이 억울해 났다. 내가 이런 꼴을 당하려고 여기까지 달려왔나 자괴감이 들었다.
尴尬C位(출처: 悟空问答)
문학상이라면 작가와 작품이 최고 대우를 받아야 하지 않나? 수상자들이 초라한 모습으로 구석으로 밀려난 일은 어떤 이유로도 납득될 수 없다. 시작전에 극성스럽게 리허설까지 준비한 시상식인데? 대미를 장식하는 절차에서 참사를 빚어낸 건 주최측이 문학을 대하는 마음과 태도 문제라고 밖에 생각 안 되여 또 한번 자괴감이 들었다.
행사 직후 위챗계정에 실린 글도 행사의 엉성함을 꼬집었다. 그리고 “제1회 중국조선족청년문학상” 심사위원 중 한분인 김혁 소설가도 문인존중이 사라진 문학풍토를 풍자한 시를 쓴적이 있다.
상실
– 신“오감도”
김 혁
시인 하나가 등단 13년에 시집을 냈다 그러오
출국한 녀편네가 사발씻어 번 물기젖은 돈으로 자비출판했다 그러오
동인들이 모여 출간기념회를 연다 그러오
출간기념회는 어느 보신탕집 마담이 협찬했다 그러오
기념회는 어느 당금 페교될 조선족학교 교실을 빌어 연다고 그러오
기념회에 앞서 사진을 남긴다 그러오
좌석의 복판에 앉은 이는 보신탕집 마담이라 그러오
보신탕집 마담의 왼쪽에 앉은이는 마담의 남편이라 그러오
보신탕집 마담의 오른쪽에 앉은이는 선전부 부장이라 그러오
선전부장의 곁에 앉은 이는 공상국 국장이라 그러오
보신탕집 마담의 남편곁에 앉은이는 세무국 국장이라 그러오
세무국국장의 곁에 앉은 이는 위생국 국장이라 그러오
위생국국장의 곁에 앉은이는 출판사 대리사장이라 그러오
출판사 대리사장 곁에 앉은이는 잡지사 신임 주필이라 그러오
뒤줄 복판에 섰는 이는 인쇄공장 공장장이라 그러오
인쇄공장 공장장 왼쪽에 선 이는 서점의 경리라 그러오
인쇄공장 공장장의 오른쪽에 선 이는 출판사 로사장이라 그러오
서점경리의 곁에 선 이는 잡지사 로주필이라 그러오
출판사 로사장의 곁에 선이는 시집의 미술편집이라 그러오
미술편집의 곁에 선 이는 발행과 운전수라 그러오
맨 뒤줄 복판에 선 이는 학교 교장이라 그러오
학교교장의 곁에 선 이는 시인의 계몽스승이라 그러오
계몽스승의 곁에 선 이는 시인의 소꿉친구라 그러오
소꿉친구의 곁에 선 이는 또 소꿉친구라 그러오
소꿉친구의 곁에 선 이가 시인이라 그러오
자, 웃으세요
김치!하고 웃으세요
시인의 웃는 얼굴이 우는것 처럼 나왔다고 그러오
밖에서는 시집의 싸인을 기다리는 문학도들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오
페품수구조 령감태기도 얼씬 거린다 그러오
시집의 제목은 《신오감도》라 그러오
전반 행사를 둘러보면서 이번 문학상은 형식주의로 일관된 “쇼”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문학과 청년작가들은 쇼에 초대받은 어줍잖은 까대기여서 재삼 자괴감이 들었다.
그날 이전
까대기라는 생각이 든건 기념촬영때문만이 아니다. 문학상 수상작 공시표가 나왔지만 우리는 수상작을 읽어볼 방법이 없었다. 그리고 공시마감이 끝난 후에도 공식적인 수상작 발표도 없었다. 실지적인 ‘알맹이’ 없는 겉치레 공시는 도대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묻고싶다. 가장 중요한 작품은 없고 작가 이름과 작품 제목만 공시하는 코미디가 세상 어디에 또 있을가? 그래서 우리는 서로의 공모글을 돌려보기 했다.
또 큰 논란을 낳은 것이 모방작 대상수상이다. 그리고 여러 문체를 함께 섞어 등차를 매긴데는 어떤 근거가 있는지 모르겠다.

좌담회와 심사평 모두에서 모방문제는 언급됐다. 아무리 모방작이 우수하다고 해도 순수창작물보다 가치를 더 크게 매겨주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닌가? 그리고 모방작을 반드시 1등으로 뽑게 된 충분하게 설복력 있는 해명도 없이 주최측의 일방적인 통보만 나왔다. 그러니 기타의 수상자들은 간접피해를 받고 수치심까지 느끼게 된 것. 작가와 문학을 위한 문학상에서 순수하고 정직하게 창작물을 제출한 작가는 왜 수치심을 느껴야 하는지 모르겠다. 올림픽에서 금지약물을 복용한 선수가 금메달을 딴 모습을 우리는 박수치면서 바라보아야만 했다.
일부에서는 여러 결점이 있더라도 어렵사리 자금을 유치하여 청년작가들의 문학창작을 격려해주는 것에 더욱 큰 의미를 두라고 하는데… “음식을 갖춘 건 없어도 많이 드시라”는 정성을 다 하는 미풍양속인가? 그런데 이번 문학상에는 치마의 성의와 상식을 외면해버린 경우이니 추풍악속이다. 돈을 써도 바르게 써야 돈이 돈값을 하는 법이 아닌가? 하물며 그 돈이 하늘에서 떨어진 것도 아닌데 말이다.
모 문학상은 초심, 복심, 종심 등 여러 층차의 평의를 진행하는 심사위원이 백여명에 육박한다는 뉴스가 기억난다. 이번 문학상 심사위원은 단 몇명 뿐이라는 것은 어덴가 섭섭한 감이 든다. 월드컵 소조추첨을 따라배운 건지는 몰라도 무작위 제비뽑기를 통해 심사위원을 선출한 일도 기상천외이다. 과연 공평, 공정, 투명한 것인가?
문학잡지에 실린 일부 작품을 제외하고 아직까지도 수상작을 구경할수 없다.
주최측은 행사 내내 먹혀들지도 않는 절대 권위나 무경위한 공정성, 맹목적인 공평성, 설득력 없는 투명성만 반복해서 강조했다. 의혹과 불만에 대해 모든 독자들과 응모자들, 그리고 수상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진지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는 이유를 묻고 싶다.
수상자가 치욕을 느끼는 문학상은 차세대문학을 고무하는 작용은 고사하고 우리 문학을 해치는 독극물이 된다.
얼마전 전국을 떠들썩했던 장춘장생가짜백신(长春长生假疫苗) 사건은 제약회사의 가장 기본적인 윤리와 의덕을 망각하고 염불보다 잿밥에 더 관심 많았으므로 음흉하게 잔머리 굴린 탓이다. 허술한 문학상도 기타의 타산을 위한 치장에 초점이 맞춰졌기에 문학과 작가는 왕따당한 것 같다. 불법백신은 인민들의 신체건강을 해친다면, 문학과 작가가 밀려난 문학활동은 청년작가를 비롯해 수많은 문학인들과 독자들의 정신건강을 해치고 영혼을 피폐하게 만든다. 우리는 심신이 모두 건강해야 한다.
이번 행사는 가짜백신과같은 엉터리문학상이였는가?
2018年12月13日中共中央政治局会议强调:
要坚持用习近平新时代中国特色社会主义思想武装头脑,深入贯彻党的十九大精神,以党的政治建设为统领,持之以恒落实中央八项规定精神,紧盯不敬畏、不在乎、喊口号、装样子的问题,坚决破除形式主义、官僚主义,推动党中央重大决策部署落地见效。
그날 이후
시상식을 비롯해 전반 문학상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는 많고 또 많았다. 모 위챗계정에 실린 비판글은 발표돼 며칠만에 삭제돼야 하는 비운을 맞았다.
한심한 건 문학상 주최측의 개입이다. 바른 말을 하는 작가의 표현자유와 발표자유를 박탈할 권리가 과연 주최측에 있는가? 아무리 주최측의 잘못을 비판한 글이라지만, 거짓이 아닌 사실을 적은 글을 공권력을 내세워 강업적으로 삭제를 강요한 것은 망신스럽고 야만스럽기까지한 추태가 아닌가?
창작과 발표 행위에 함부로 개입하는 것이 참으로 천박하다는 것을 주최측은 몰랐나? 청관(城管)들의 무분별한 양민 폭행과 뭐가 다른가?
상처받고 피해입은 작가들에게 사과하고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개선책을 마련하기는커녕 함부로 발표행위에 간섭했다는 건 떳떳하지 못한 행동이다. 부끄러움을 아냐고 묻고 싶다.
꼴불견 갑질로 모든 것을 덮어버리려는 주최측에 권위라는 것이 남아있을리 없고 신뢰라는 것도 부여할 수 없다. 때문에 이번 문학상 전반에 대해 더욱 좋지 않은 여론이 형성됐다.
공권력을 부당하게 행사하여 광명정대하지 못한 일을 꾸며서 사주하라는 권리는 누구한테서 부여받았나?
习近平总书记在2018年12月13日中共中央政治局会议上指出:
权力监督的目的是保证公权力正确行使,更好促进干部履职尽责、干事创业。既要管住乱用滥用权力的渎职行为,又要管住不用弃用权力的失职行为,整治不担当、不作为、慢作为、假作为,注意保护那些敢于负责、敢于担当作为的干部,对那些受到诬告陷害的干部要及时予以澄清,形成激浊扬清、干事创业的良好政治生态。
2018年12月13日中共中央政治局会议上对于公权力,习近平强调了5点:
要教育监督各级国家机关和公职人员牢记手中的权力是党和人民赋予的;
要督促掌握公权力的部门、组织、个人强化法治思维;
要强化对公权力的监督制约;
要盯紧公权力运行各个环节;
要强化监督执纪,把权力运行的规矩立起来。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목소리가 비난받을 하등의 이유는 없지 않은가? 잘못을 보고도 물개처럼 박수만 쳐주어야 되나? 그것이 알고 싶다.
주최측의 화려한 업적을 위한 도깨비장난에 심사위원을 포함한 모든 행사 참가자들이 초대받은 건 아닌가 싶어 또 다시 자괴감이 들었다.
해괴망측한 문학상과 행사후의 목소리와 침묵을 지켜보면서 수많은 행인들의 무관심 속에서 사망에 이른 거리에 쓰러진 노인이 떠올랐다. 오싹한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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