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향의 눈 !

오늘 내 고향에 큰 눈이 내렷다. 아마도 올겨울 들어 처음 내리는 큰 눈일거다.

2월의 마지막 끝자락에 뒤늦게라도 찾아온 복눈이 마치 지각을 하지 않겟다고 헐떡헐떡거리며 붉은넥타이를 손에 웅켜쥐고 상학종소리와 동시에 교실로 뛰쳐들어온 소학교 4학년생처럼 괘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반갑고 사랑스럽기만 하다.

오늘처럼 흰눈이 펑펑 쏟아지는 날이면 디즈니가수 엘사가 부른 겨울왕국의 <Let it go>보다도 우리 가수 윤행성이 <매주일가>에서 불럿던 <흰눈이 내리네>가 "떡방아 찧는 소리"와 함께 귀전에서 맴돌며 "꽃분이가 하얀 너울을 쓰고 시집가는" 모습이 더욱 선명하게 머리속에 그려지고 가슴속에 와닿는지 그 영문을 도무지 모르겟다.

분명 엘리사가 윤행성보다 훨씬 더 귀엽고 이쁘게 생겻는데 말이다 !

2. 매냥 눈오는 날이면 저도 모르게 떠오르는 우스운 일 하나가 잇다.

아마 소학교3학년 방학쯤으로 기억되는데 집집마다 거무틱틱한 구새통 하나씩 달고 살앗던 시절이엿고 겨울에는 아침저녁으로 구들에 불을 지폇엇다.

그날따라 저녁에 20평방도 채 안되는 작은 온돌방에 온통 연기(내굴)로 꽉 차서 아버지께서는 구새통이 멧는지 확인하려고 사닥다리를 딛고 올라가 본 결과 바람이 안불거나 눈오는 날이면 사용하곤 하는 온 집안에 몇개 안되는 가전제품인 모터와 프로펠라로 작동하는 <引风机>를 누군가 뜯어서 훔쳐간 것이엿다.

하는수없이 집식구들이 할머니집에 가서 이틀동안 먹고 자고 햇던 기억이 잇는데 나의 아버지는 현재까지도 스마트폰이 아닌 뚜껑을 펼치는 구식 손전화를 사용하기때문에 이 글을 읽어볼수가 없으므로 게다가 또한 이미 오랜 세월이 흘럿기때문에 하는 얘기인데 등잔불밑이 어둡다고 <引风机>를 훔친 장본인이 바로 나엿고 페철수구소에 본체와 프로팰라는 쇠때가격로 싸게 팔앗고 모터안속 구리줄은 동가격으로 높게 받앗다.

그때 당시 돈으로 8원이엿으니 어마어마한 거액의 돈이엿고 옆집에 XX이라고 부르는 Firegg친구와 반반으로 하여 하루종일 전자유희청에서 신선생활을 햇던 행복했던 추억이 생생하다.

놀음에만 탐햇던 동년시절 어리석은 짓이엿던만큼 지금쯤 아마 아버지께서도 이 일을 아신다면 그냥 허허 웃고 넘기실것 같다.

3. 매번 고향집에 다녀올적마다 아버지는 텔레비죤 볼륨을 귀가 아플 정도로 너무 높여 제발 낮춰달라고 여간 아버지를 탓햇던 적이 많앗다.

그럴때마다 약간 볼륨을 줄이셧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또다시 올리트시곤 하셧다.

년세가 드시면서 로인의 청력이 점점 쇠약해진다는걸 얼마전 금방 깨달앗고 아들로서 이를 이해해주지 못한 죄책감이 많이 든다.

때늦게 내린 고향의 흰눈처럼 나도 40대를 바라보는 30대 끝자락에서야 비로소 뒤늦게 철이 들자고 이러고 잇는지 잘 모르겟다.

아무튼 !

                                                              20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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