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선화] 아빠한테 얻어걸린 초간단 영양 간식 레시피

삐약삐약.


콩선화는 병아리콩이다. 

최근에 티비에서 예능프로를 보다가 다시 눈에 들어온 식자재다. 전에 다른데서 봐뒀다가 한번 사봐야지 사봐야지 하다가 잊고 살았는데, 이번 기회에 바로 인테넷에서 구입(충동?)을 해놨다. 가격은 일반 콩보다 조금 비싼 편이긴 하다. 物以稀为贵. 그래도 원조 콩 격이니 한번 도전. 

편스토랑 캡쳐

어남선씨는 '후무스'인가 뭔가 서쪽의 메뉴를 만들었던 것 같은데, 나는 이국땅에서 오랜만에 콩비지를 해먹어 보고 싶어서 200그람 정도로 만들어봤다. 결과는 보기 좋게 실패. 영양은 풍부하지만 식감이 좀 거칠고, 내 수준으론 감칠맛 내기도 어렵다는 것을 인정(육수도 냈건만). 남은 콩비지를 냄비에 얇게 펴서 콩비지 누룽지로 만들어서 처리하느라 혼남.

근데 그 누룽지를 먹다보니까 이거 뭐좀 될거 같다는 느낌이 왔다. 이미 익은 콩에 불맛을 더해보고 싶은 구상이 머리에 떠올랐다. 그래서 다시 도전. 여기부터는 요리의 영감을 따라가는 길이다. 

개봉한 콩은 지퍼백에 넣어 보관

시험작이니 일단 양은 적당하게. 근데 볼수록 병아리콩이 개성 있게 생겼다. 먼가 내 스타일임. 

물에 불린다. 서너 시간은 불리는게 좋다. 나 같은 경우는 자기 전에 물에 담갔다가 이튿날 아침에 만들었다. 단 무더운 여름 시즌이어서 냉장고 안에 넣어서 불렸다. 물을 머금고 나니 빛깔도 한결 밝아지고 통통해짐. 

신기한 건 보통 콩과는 달리 얘는 물에 불려도 껍질이 벗겨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보통 불린 콩은 몸집이 불어나면서 찢긴 껍질이 물 위에 둥둥 뜨는데 말이다. 섬유질이 풍부하다는게 껍질에 관한 얘기인것 같다. 이 껍질은 물에 삶아내도 터지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었다. 

위에 사진은 불린 병아리콩을 삶은 후의 모습. 날것으로 굽지 않고 한번 물로 삶아내는게 포인트라면 포인트. 너무 푹 삶지는 않고 7분 정도 중불로 익혔다. 그 다음 굽는다. 

불에 굽는데 더 나은 그릇이나 용기를 찾지 못하여 찜받침을 사용. 물론 더 좋은 조리도구가 있는 분들은 그런 걸 사용하기 바란다. 불은 너무세지 않게 약불로 7분 정도 굽다가, 꺼내서 한번 콩알들을 돌려주고 뒷면을 다시 5분 정도 더 구웠다. 시간에 제한받지 말고 콩 껍질이 약간 검은 색이 나면 꺼내도 된다. 너무 구워지면 딴딴함. 

우리 집은 전자레인지는 폐기해서 안 쓰고, 오븐은 없다. 대신 가스레인지에 생선 굽는 작은 직화공간이 있는데 거기를 이용했다. 전자레인지라면 온도가 너무 높아서 바로 터지지 않을지 걱정이니, 비교적 낮은 온도로 가능한 방법을 찾아보자. 


이렇게 완성된 간식은 상상한 방향대로 재미있는 맛이었다. 겉은 바삭하지만 속은 가루가 나면서, 아래위 어금니로 깨물었을 때 토~옥 하고 터지는 식감이 일품이다. 이 식감은 예상 못했었는데. 덤으로 얻어 걸렸다. 집에 아이(3살)도 맛있다고 아빠 또 해줘 한다. 영양도 좋고 맛도 좋고 성취감도 있는 새로운 레시피 탄생. 

가루나는 저 비주얼 보이시나

다시 말하지만, 손 대면 토옥 하고 터질 것 같은 봉선화 식감은 진짜로 일품이다. 이 느낌은 병아리콩의 탄력있는 껍질 덕분에 가능하다. 

그래서 이름하여 '콩선화' 라고 부르려 한다. 한번 해보시길. 

<주의점> 식으면 식감이 확 떨어진다. 그래도 맛은 있다. 단 너무 많이 먹으면 소화가 잘 안될 수 있으니 유의하시길.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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