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라는 한국 사이트를 보면 새삼스럽게 놀랄 때가 많다. 와, 어떻게 한국인이 이런 곳에 살면서 이렇게 재미있는 경험을 하면서 멋있게 살지? 많은 사람들한테 거의 알려지지 않은 나라에서, 동아시아에서는 흔치 않은 에피소드들을 겪으며, 커리어도 탄탄하게 쌓아가고 심지어 육아도 잘 한다?
지금처럼 글로벌한 세상에 당연히 이런 글로벌 시민들이 많은 거고, 우리가 전혀 모르는 세상에서 멋지게 살아가는 조선족들도 많을텐데. 언젠가는 이렇게 다양한 많은 조선족들이 우리나무에 더 많은 글을 올리게 될 거고, 그런 글들이 "포화饱和“ 되기 전에 (지금도 몇몇 작가님들의 외국생활 희노애락이 담긴 글들을 잘 읽고 있지만 그 비중을 보면 아직 "포화상태"가 아니라고 생각된다), 내가 여기에 쓸 수 있는 내용 중 그나마 가장 흥미로운 건 뭘가?
며칠 전에 올렸던 [습관이 능력으로 되는 그날까지] 2년 2개월째 제자리걸음인 내 독일어 이런 시리즈로도 몇편 더 쓸 수 있지만, 이와 동시에 시리즈로 쓸만한 카테고리가 있긴 하다. 줄거리는 뻔하지만 디테일은 하나도 안 뻔한 바로 그 것 — 여행.
航旅纵横이라는 앱에 기록된 나의 비행 데이터 중 "2018년-2021년"으로 필터링을 해봤다.
코로나가 2020년 1월에 터졌으니 해외여행은 2019년이 마지막이었고 (2-3개월 한번 정도, 앱 기록을 보아하니 태국 빼고는 다 유럽이다) 2020년 6월부터는 중국동방항공의 随心飞 패키지 덕분에 거의 2-3주 한번 꼴로 중국 국내여행을 다녔었다.
대학입시를 끝내고 연길을 벗어날 때만 했어도 연변 밖에 나가본 적이 없는 이팔청춘 농촌 여대생으로부터 (tmi 아직도 내 户口는 연길의 모 농촌마을에 있다), 프랑스 유학을 결정하면서부터 어느덧 해외여행 하면 자연스레 유럽으로 가게 되기까지 정말 많은걸 보고 듣고 느꼈었는데…
사실 다른 나라/지역 비자 신청이 귀찮아서 그냥 제일 쉬운(?) 곳만 가자 이런 생각도 없지 않았다. 그리고 한때는 해외취직을 준비했었기에 당연히 오래 눌러앉을 / 자주 들릴 곳이라 생각하고 아쉽게도 변변한 글 하나 남기지 않았다.
결국 해외여행 추억을 되새길만한 방법이란 컴퓨터 앨범 사진/동영상 보기, 조금 더 디테일하게 그리울 때는 인스타그램과 위챗에 올렸던 포스트/모멘트를 보기. 올해에 끝날 내 20대가 겨우 이런 방식으로만 저장이 됐다는게 항상 마음에 걸렸다.
아직 늦지 않았다, 점점 바빠지는 일상에 부대끼면서 그 생생한 느낌마저 자연스레 잊혀지기 전에 서둘러야지.
보편적인 여행 글들과 비교할 때 조금 다를만한 부분은:
1. 계획 없이 그때그때 생각대로 아무렇게나 하는 여행:
아마 "제일 핫한 아이템", "무조건 가야 하는 곳", "맛집 추천" 이런 내용은 별로 없을것 같다. 여행할 때 사전조사를 거치지 않고 기분따라 결정한 게 대부분이기에 (구글맵을 열고 오, 느낌을 보아하니 이 구역이 좀 이쁠것 같군! 생각하면서 간 곳도 꽤 있다).
2. 일기처럼 하나 둘 서술형이 아닌, 인상이 깊었던 일들을 위주로 적는 글:
여행하면서 적은 노트가 없진 않지만 한 곳에 정리한 적이 없기에 구글맵과 캘린더를 보면서 되새기는 과정에서 시간순서보다는 경험의 인상깊음/중요함 등을 더 열심히 어필하는 글이 될것 같다.
3. 사진을 "읽는" 방식으로 풀어지는 스토리:
그냥 글로만 묘사하기에는 생동함이 부족한 내용들도 많을 것이니 예전에 많이 찍어뒀던 사진들을 첨부하고 그걸 풀어나가면서 여행에서 얻은 것들을 정리해 볼 생각이다. 사진을 많이 찍었었다는게 참 다행이다.
이렇게 컨셉을 잡으면, 글을 쓰면서 다시 한번 여행을 하는 듯한 그 기분을 느낄수도 있겠다 싶어서 벌써 기대가 된다 (독자들의 인정을 받기도 전에 벌써 먼저 이렇게 설레어도 되는가 싶다).
이 설레임을 안고 결정한 첫 내용은 코로나가 터지기 바로 전 발트해(발찍해) 근처 여행을 하면서 얻은 색다른 경험.
"글 솜씨가 좋아야 글이지"가 아닌 "단순히 개성 있는 여행경험을 읽고 싶다"라고 생각한다면, 충분히 기대를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