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반성 시리즈3-예술 편

그림


아주 어렸을 때 나의 꿈은 애니메이션 창작자였다.

사촌 언니가 예쁜 만화 주인공을 그려줄 때마다 너무 좋았다. 

그런데 나는 만화체를 잘 그리지 못한다.

어떻게 사람의 형상과 동태가 그토록 자유자재로 2D로 전환 될수 있단 말인가?! 

나에겐 그런 재능이 없다.

그런데 애니메이션에 대한 동경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나도 나만의 애니메이션 이야기로 사람들에게 선한 에너지와 감동을 안겨주고 싶었다.

너무나도.

하지만 결국 나는 애니메이션과는 거리가 먼 '예술'의 길로 향했다.

나는 여전히 아쉽다. 

매번 웹툰을 잘 그리는 사람들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너도 그림 그렸잖아? 저런거 왜못그려?

그냥 그릴줄 모른다.

그럼 뭘 그릴줄 아는데?

그림(이긴한데)…

사촌 언니는 나의 그림을 칭찬해준다.

그런데 나는 여렸을 때부터 만화체를 잘 그리는 사람이 진정 그림을 잘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여전히 그렇게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분들 앞에서 나는 아직까지도 탄복한다. 

이것이 내가 가장 가지고 싶었던 재능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종래로 내가(제대로된) 그림을 그릴줄 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내가 아는 그림 그리기 방식은 그냥 빛들의 포착과 감각의 모방일 뿐이다.

따라서 나는 그림 그리는 법을 가르칠 줄도 모른다.

내가 아는건 단지 이 그림이 너의 마음을 따른 것인지 아닌지를 감각하는 것이다.

마음으로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가르칠 수가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만큼 쉬운일도 없다.

나는 만화의 매끄럽고 세련된 선들을 애정하지만 나 자신은 그렇게 정교하지 못해서 그런지 자꾸만 손이 따라주질 않는다.

이렇게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영원한 나의 꿈이 돼버렸다.

내가 그린 그림들은 매번 막강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완성된다.

그래서인지 나는 나와 똑 닮은 나의 이 그림들이 참으로 좋으면서도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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