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무 힘들 때 누구에게도 기댈 수 없을 때…”
담담한 선율과 나지막한 목소리로 시작하는 이 노래가 나온지도 벌써 11년이 되어간다. 11년 전 17살의 나에게 유독 와닿았던 첫 소절이었다. 다음 구절은 심지어 “난 더 나이를 먹고 세상은 변하고 자꾸 무덤덤해져서”다. 그 당시 내가 도대체 어떤 고민들로 이 같은 가사에 공감했는지는 몰라도, 지금도 별반 달라진 건 없다는 사실이 더더욱 심각하게 다가온다.
나에게도 동화를 있는 그대로 믿었었던 그런 때가 있었을까, 아득해 난다. 다만 순수하게 동화 같은 설렘 가득한 사랑을 꿈꿨을 때가 분명 있었다. 안타깝게도 꿈꿨던 동화 속 스토리와 나의 현실은 점차 접점을 없애갔고, 지금은 현생을 사는데 여념이 없지만 말이다.
지금은 잃어버린 유리 구두 한 짝을 찾아다 줄 사람을 기다릴 겨를도, 마법을 꿈꿀 뛰어난 상상력도 없다. 각종 뉴스 거리로 도파민을 충족하고 지나치게 현실적인 생각에 파묻혀 산다. 그래서인지 동화 같은 로맨스는 잃어버렸던 영감을 깨우기도 한다. 현실에는 없을 것 같은 그런 비현실적인 존재와 스토리이기에 더욱 빠져들고 감화되는 힘이 있는 듯 싶다.
이루지 못한 첫사랑을 계속 되뇌고, 풀지 못한 시험 문제가 자꾸만 악몽에 나타나는 것처럼. 역설적으로 닿지 못하는 세계를 갈망하고, 가지지 못한 행복은 늘 이르지 못한 미래에 맡겨본다. 하지만 돌아본 어제에 꼭 동화 같은 순간과, 사람들이 흔적만 남기고 홀연히 사라진 것 같다. 보이지 않는 시간은 늘 모르게 흘러가서 그 틈에 놓쳐버린 행복이 후회스럽다.
불안의 매일에서 나는 또 동화 같은 미래를 기다려본다.
썸네일 BY 째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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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ang Geulb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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