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오늘 해야 할 일들의 목록이다. 적어도 다섯 개에서 열 개쯤, 크고 작은 의무들이 차례로 줄을 선다. 누군가는 그것을 ‘삶의 무게’라 부르고, 또 누군가는 ‘책임’이라 부른다. 나는 그것을 그냥 ‘질서’라고 부른다.
질서란, 살아가기 위해 자꾸만 세워야 하는 기둥 같은 것이다. 그 기둥이 없으면 하루는 금세 무너져 내린다. 하지만 기둥이 많아질수록 몸은 더 옥죄인다. 자유롭게 걷고 싶지만, 기둥과 기둥 사이 좁은 통로로만 다녀야 한다. 때로는 스스로 세운 기둥에 내가 갇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규칙은 삶을 지탱하는 뼈대이자, 동시에 우리를 옥죄는 족쇄이기도 하다.”
나는 이 문장을 쓰고 한참 동안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뼈대와 족쇄는 결국 같은 재료로 만들어져 있다는 사실이, 이상하게 오래 마음에 남았다.
무질서는 그 반대다. 기둥이 없는 들판. 어디로든 걸어갈 수 있고, 아무도 나를 막지 않는다. 하지만 길을 잃는 건 순식간이다. 자유는 달콤하지만, 오래 머무르면 곧 혼돈이 된다. 나를 어디로 데려갈지 모르는 손.
나는 늘 그 사이에서 흔들린다. 질서를 세우면 마음은 편안해지지만, 동시에 숨이 막힌다. 무질서를 택하면 잠시 자유롭지만, 오래 버티지 못한다. 어쩌면 살아간다는 건, 끊임없이 질서와 무질서 사이의 줄타기를 하는 일이 아닐까.
어제는 하루 종일 일정표에 매달렸다. 시간마다 알람을 맞추고, 정해진 루틴에 따라 움직였다. 끝나고 나니, 몸은 지쳤는데 머리는 오히려 텅 비어 있었다. 오늘은 달랐다. 시계를 보지 않았다. 마음 가는 대로 움직였다. 그랬더니 오히려 불안했다. 내가 뭔가 놓치고 있다는 생각.
질서와 무질서, 두 얼굴은 나를 동시에 끌어당긴다. 나는 늘 선택을 미룬다. 하지만 어쩌면 답은 단순할지 모른다. 무질서 속에서 작은 질서를 찾고, 질서 속에서 작은 무질서를 허락하는 것.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균형 아닐까.
삶은 질서가 없으면 무너지고, 무질서가 없으면 굳어버린다. 나는 오늘도 그 중간을 걸어가려 한다. 흔들리면서, 버티면서, 때로는 넘어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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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 게임 1라운드에서 이주안(001)이 발표했던 글 – 〈질서와 무질서 사이에서〉

토마토 게임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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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초대와 시험
1.1 낯선 메시지, 25개의 초대
1.2 첫 반응과 교류
1.3 자유 탈퇴의 7일과 네 명의 이탈
1.4 빠른 이들의 선택
1.5 예기치 못한 반응
번외 수필 01 : 〈질서와 무질서 사이에서〉 – 이주안(001) – (현재 글)
1.6 늦게 움직이는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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