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지에서 사십리 떨어진 시골에 살았던 어린시절, 엄마는 장에 가면 사탕이나 엿같은것들을 사오군 했었다. 엄마는 그런 먹거리들을 창고안 항아리에 숨겨두고 가끔 꺼내서는 우리 네형제에게 나눠주었다.

엄마의 항아리사랑은 대단해서 마을 공소합작사에 새로 항아리가 들어오면 꼭 구경을 가시군 했다. 세워놓고 보고 눕혀놓고 보고 멀리서 가까이에서 마치 예술작품을 앞에 놓은 화가처럼 열띤 얼굴을 하고 그렇게도 열심히 항아리선별을 하셨다. 드디여 마음에 드는 항아리를 고르면 엄마는 머리에 쓰고 갔던 세수수건을 빙빙 탈아 똬리를 만들어서는 항아리를 척 이고 일어섰다.

뒤뚱뒤뚱 항아리를 이고 집으로 발걸음이 하도 신나고 경쾌해서 나는 엄마의 등뒤에서 애매한 돌멩이를 툭툭 차며 저 항이라가 무엇이기에 엄마가 저토록 신이 나 할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고향마을을 떠나 시내로 이사올 때, 엄마는 사실 이사가려니 가장 아까운게 항아리세간이구나, 하시면서 자꾸만 항아리들을 매만졌다.

얼마나 아까우면 저러시랴 싶어 나는 그저 웃었다. 

엄마는 이건 정말 좋은거다. 내가 이거 살 때 얼마나 기뻤는지 아니 하면서 구구절절한 사연과 함께 항아리 세개를 골라내서 세 딸에게 나눠주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 또 가장 이뻐보이는 항아리 몇개는 고이고이 창고 한구석에 알뜰히 건사하는 것이였다.

그런 엄마를 보며 언니들과 나는 서로 마주보며 킥킥 웃었다.

남아선호사상이 강했던 엄마는 뭐든지 좋은건 하나뿐인 당신의 아들몫으로 남기군 했는 데 항아리도 예외는 아니였던 것이다. 

엄마가 돌아가신지도 꼭 십년이 된다. 좋아하는 것이 많아 늘 즐거웠던 엄마, 항아리를 좋아하고 꽃을 사랑하고 이쁜것들을 마주하면 실눈을 지으며 아이처럼 웃었던 엄마였다.  엄마를 떠올리면 늘 좋은 것들이 함께여서 참으로 다행이다 뇌까려본다. 

가을하늘이 시리도록 푸르다. 이 청명한 날에 무작정 어디로든 떠나볼가, 그 길에서 어쩌면 나는 엄마의 항아리도, 꽃도 만날수 있지 않을가 , 생각만으로도 벌써 마음이 그들먹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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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몽(蛤梦)

사소한 것들을 사랑하며 웃음이 헤픈 아줌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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