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에서 요즘 장안의 화제는 '地摊经济'이다. 관변으로는 국무원판공청에서 2020년 3월 18일에 배포한 신종코로나 영향 속의 취업문제 인도에 관한 2020년 제6호 공문서의 제1조 제5항에서 처음 관련 언급(정확히 이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았음)이 있었고, 그후 5월의 전국 양회(兩會)에서 명확히 '地摊经济'에 관한 건의를 제기한 인민대표가 있었고, 28일 양회가 끝난 뒤의 공개기자회견의 질의응답에서 총리 역시 언급(이 용어는 아님)이 있었다. 

이때부터 이슈가 되어 이 용어가 빈번히 언론에 등장하였고, 양회가 끝난 이튿날부터 알리바바, 징둥, 쑤닝, 텐센트 등 온라인 거물들이 연달아 '地摊经济'를 지지하는 프로젝트와 캠페인을 발표하였고, 각 지방정부에서도 이 흐름에 따라가는 움직임들이 활발해졌다. 6월 1일에는 산동성 연태시를 시찰한 총리가 명확하게 '地摊经济'를 취업문제 해결책의 하나로써 긍정적인 평가를 한 바가 있다. 

5월 28일 공개기자회견

정책적으로 직결되는 용어다보니 중국의 공기관에서도 바로 번역용어가 제시되었다. 한국 뉴스에서도 같은 번역으로 쓰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노점경제'(地摊经济)이다. 물론 '노점(路店)'이란 단어가 많이 쓰이고 뜻도 바로 캐치할 수 있는 무난한 번역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 특수한 시기에 특수한 방식으로 등장한 용어를 좀 더 맛깔나게 번역할 수는 없을까. 고민의 여지는 있다. 

'地摊'이란 뜻도 그렇지만 낱말의 구성 자체도 서민적이다. 발음도 '地摊儿'이라고 혀를 굴려가면서 발음하는 구어(口语)적인 말이다. 총리도 '사람 사는 냄새'(烟火气)가 나는 민간경제의 활력을 같이 얘기했다. 서민적이고 친근감을 고려한 뉴앙스를 한가득 품고있다. 

그 뉴앙스를 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인정하기는 싫지만, 우리말 어휘에서 낱말의 위상이 외래어 > 한자어 > 고유어 순서로 되어있는게 현실이다. 같은 말이라도 'CEO' 해서 다르고 '사장' 해서 다르며, '드라이브'와 '운전'과 '몰다'가 다른 것처럼 말이다. 그런 면에서 '노점'이란 번역은 뉴앙스의 전달에서는 좀 처진 딱딱함이 있지 않나 싶다. 고유어로 좀 더 친근한 느낌을 살릴 수 있으면 좋겠다. 

'地摊'의 뜻도 감안하여 '길바닥', '보따리장사'와 같은 어감은 어떤가. 전 세계 곳곳에서 덩치 큰 놈이든 작은 놈이든 휘청거리며 뒷걸음 치고 있다. 많은 이들이 길거리에 나앉게 생겼다. '地摊'과 같은 방식을 필요로 하는 곳은 중국 뿐만은 아니다. 또다른 관점에서 보면 이미 바닥에 닿았으니 이제 솟구치고 나아지는 일만 남았다고, 흙냄새 나고 사람냄새 나는 풀뿌리 바닥과 가까워진 실사구시의 정신에로의 컴백이라고 긍정적인 뜻도 담겨진다. 그러니 '노점'보다 직관적인 '길바닥'은 어떨까. 말하는 자와 듣는 자의 마음에 더 맞아 들어가지 않는가. 

6월 10일 무한시 한 야시장(Getty Images)

[원어] 地摊经济 (di tān jīng jì)

[의미] 길가에 노천으로 상품을 벌려놓고 팔아 수입을 얻는 경제형태의 한 가지를 일컬음. 이런 형태는 오래전부터 있었으나 2020년 신종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갑자기 핫해짐.

[기존번역] 노점경제(路店)

[번역案] 길바닥경제

<오늘의 입착감 한마디>

길바닥경제는 바닥이 아니라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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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착착 감기는 번역, 입착감.

신조어나 유행어는 누리꾼들의 아이디어가 빛나는 곳이다. 중국이든 한국이든 마찬가지다. 달인은 여염에 숨어있는 법(高手在民间)이다. 참 그런 재치는 어디서 나오는지. 

헌데 재치있는 말들이 일단 다른 나라 말로 번역되면 폐물이 되기 일쑤다. 아마 번역은 '정직한' 분들이 하셔서 그런지도 모른다. 매듭지은 자가 풀기도 해야 할 터. 재치는 재치로, 누리꾼에서 누리꾼에로가 답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한 누리꾼의 신분으로, 일상에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끄당겨 또다른 누리꾼들에게 내놔본다. 재치있는 말들재미있는 말들로 다시 태어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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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착감]  (1)月光族 & 달빚족

[입착감]  (2)北漂: 베이돌? 북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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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강

떠돌면서 듣고 모으고 배우는, 이야기 "꾼"이 되고싶은. 연변, 북경을 거쳐 교토에서 고전과 씨름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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