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유독 외출이 잦았다. 졸업한 대학의 동문회 모임때문에 같은 과 동창 세명이 연길에 왔고 숙사에 같이 살던 후배도 왔다. 집에서만 살다가 금토일월 연속 나흘을 밖에서 살다시피 했다.
호텔에서 동문회 모임을 하고 포토월 앞에서 사진도 찍고 또 어떤 날은 학교에 올라가 추억이 깃든 곳을 돌아보기도 하였다. 연길방문에서는 식도락이 빠지면 섭섭하다. 두번에 나누어온 과 친구들을 동반하여 금토 연속 양꼬치를 먹고 애들이 17년전 그맛이라며 감탄한 순대와 감자전과 냉면을 먹었다.
마지막으로 따로 만난건 기숙사 후배였다. 점심메뉴를 뭐로 할까 물어봤더니 뭐든 좋다는 대답이 왔다. 그 대답을 예의로 받아들이는 대신에, 나는 연길에서 가장 맛있는 김밥을 먹어야 한다고 했고 그렇게 우리는 연변일중 서쪽문 근처에서 만나기로 했다.
요나 김밥에 처음 간것은 지난 7월이었다. 코로나로 인해 다섯달가량 외식이라곤 구경도 못하다가, 친한 선배가 진짜 맛있는 김밥집이 새로 오픈했다고 데려간 곳이었다. 1일 1김밥을 먹어도 마다하지 않을 김밥킬러인 나에게, '김밥은 늘 옳'긴 옳은데, 장사하던 가게들도 줄줄이 문을 닫는 시국에 새로 오픈이라, 그집 김밥맛이 심히 궁금해졌다.
깔끔한 간판과 들어가는 문, 취향저격
청량한 파란색과 하얀색으로만 디자인된 로고와 간판과 들어가는 문이 마음에 들었고, 음식맛을 보기도 전에 호감이 갔다. 예감이 좋다.
사진을 찍지 못한 자, 위챗에서 검색으로 다른 계정에 올라온 사진을 퍼다 쓴다. (사진출처: jangmadang) 이모티콘은 위챗에서 다운받은 '우리나무' 출신의: 阿里虎和小糕米크지 않은 가게안에는 비좁지 않은 간격으로 3개의 테이블만 놓여 있었다. 가게에서 취식할수 있는 인원은 적었으나 이번달 방문때 보니 배달직원이 계속 드나드는거로 봐서는 주문으로도 많은 양이 팔리나보다.
갓 찍은 사진을 날려서, 지난해 찍은 원조김밥과 떡볶이 사진을 올린다
일단 이집 김밥의 특징은, 밥이 적고 야채가 많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대개 김밥은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른게 흠 아닌 흠인데, 맛있는 분식집에서 아쉽지 않게 두세가지 맛보려면, 김밥은 밥이 적게 들어간 이런 김밥이 반갑다. 위가 받아들이는데는 한계가 있고 '눈에는 풍년'인 우리에겐 먹고 싶은게 많으니까. 김밥맛은, 음, 깔끔하고 오래씹고 싶은 맛이다. 잘게 썰려서 듬뿍 들어간 당근들이 가지런히 씹히는 느낌이 좋다. 초고추장 소스도 나오지만, 옆에 있는 겨자소스에 찍어먹으면 소박한 김밥맛과 쌉싸름한 겨자맛의 결합이 일품이다.
떡볶이를 또 말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내가 사진을 못찍어서 그 비주얼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게 아쉽다. 떡볶이의 생명인 쫀득한 떡을 갖추었고, 가장 밑에 지단이 깔려있는 것이 특색이다. 떡볶이 건더기를 다 먹고 허전할 때 즈음, 조금씩 찢어 먹으면 아이스크림을 다 먹고 난뒤 콘과자를 먹는 것과 같은 만족감이 든다.
이상 두 단락이 지난 해 첫 방문 시 소감이다. 그 뒤에도 두세번 방문했고 배달 주문도 해본적 있는데, 번마다 맛은 변함없이 좋았다.
6월의 두번째 월요일은 햇빛이 쨍쨍했으나 바람이 시원하게 부는 특유의 연길날씨였다. 남들 다 출근하는 시간에, 열한시 조금 넘어 만난 후배와 나는 연변일중 서문에서 의학원 옛터쪽으로 통하는 길을 따라 조금 걷다가 길의 오른편에 위치한 요나김밥에 도착했다.
워터마크가 잘렸으나 이것 역시 퍼온 사진 (출처: jangmadang)
오늘은 평소 늘 먹던 김밥과 떡볶이에 비빔면을 추가했다. 지난번 다섯명이 함께 왔을때 비빔면을 시키신 지인이 ‘먹어보고 기억나는 비빔면중에 최고’라고 하기에 언젠가는 주문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단정하게 담긴 모습을 흩뜨리기 아까웠지만, 초고추장을 뿌리고 살살 뒤섞어주었다. 대화를 나누면서 음식을 권하느라 맛을 제대로 곱씹진 못했으나, 첫 절에 말아올린 비빔면의 맛은 확실히 기대이상이었다.
이건 가게 사장님 위챗에서 퍼온 사진
그런데, 그사이 떡볶이가 변해있었다. 지난번과 달리 이번에 시킨 떡볶이에는 위에 고명으로 이런 튀김이 얹혀져 있었다. 밀가루튀김이려니 했는데 그래도 궁금해서 지인한테 물어 가게 사장님 위챗을 추가하고 저 고명의 정체를 물었더니 쫄면튀김이라는 댓글이 달렸다. 쫄면튀김! 이런 발상을. 이게 요즘 유행인가? 아무튼 나에겐 신세계다.
메뉴가 아주 많은건 아니지만, 이 것 외에도 다른 메뉴가 있으나, 일단 내가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는 것들로만 소개했다. 연길에 살면 직접 방문 또는 배달로 다양한 메뉴를 시도해볼 것을 추천한다. 배달앱에서 约拿紫菜를 검색하시면 된다.
분식집으로는 가격이 좀 높은 편이나, 맛이 그 가격차이를 상쇄해준다 (사진출처: jangmadang)
나는 기억이 나지 않는데, 후배 말로는 대학교때 내가 그 아이를 연길교회 앞에 있는 김밥집에 데려갔다고 한다. 그 김밥집에 가고 싶어서 며칠전 혼자 거기를 지나가면서 찾았는데 못찾았다고 했다. 거기는 이미 문을 닫은지 오래 되지 않았는가? 아무튼 그곳에는 못 갔으나, 오늘 마침 십몇년만에 함께 김밥을 먹었으니 마음이 통했나보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서 반반커피에 후배를 데려갔다. 한시간 가량 있다보니 후배의 친구가 왔고,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날 반반커피에는 방문손님이 평소보다 많았던 것 같다. 좋은 가게는 이렇게 입소문을 타고 계속 사랑받기를. (반반커피 관련글을 읽으시려면 이곳으로: https://wulinamu.com/guxiang/17635/)
연변일중 서쪽문 앞에 있는 우정은행 옆 도로를 따라 서쪽으로 가시다 보면 중간 쯤 오른편에 있다.
요나김밥은 일요일에 영업을 하지 않으며, 배달 또한 마찬가지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0:30 부터 저녁 19:00 사이, 그 시간에 요나김밥의 음식맛이 작고 확실한 행복으로 우리곁에 오래 남아있으면 그것으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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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얼굴 모자이크 하려고보니 저생각이 들더군요 ㅎㅎ
메뉴에 있는 뉴질김밥이 궁금함다. 개인적으로 여태 보지 못했던 거라서. 맛있을거 같슴다. ㅋㅋ 뉴질
뉴질 김밥 연길엔 여기저기 많은데요 ㅎㅎ 이집꺼는 아직 못먹어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