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5일 밤, 중국 록 음악의 알파로 불리는 가수 최건(崔健)의 사상 첫 온라인 라이브 콘서트가 있었다. 1961년생으로 북경에서 나서 자란 조선족, 1989년 <新長征路上的摇滚>이란 앨범 출시와 대표곡 <一無所有>로 그 시대를 휩쓴, 단순히 음악 뿐이 아니라 어떠한 시대적 상징과 계몽적 기호로 되어버린 인물이다. 

그런그가, 아티스트의 길을 묵묵히 걷고 무대에서 라이브를 고집했던 그가,  이 시점에서 처음으로 위챗이란 플랫폼에서 온라인 콘서트를 열었다. 결과적으로 3시간 가량 진행된 라이브로 그는 4468만 이상의 클릭수와 1.1억 이상의 点赞(좋아요)를 기록하였다.  물론 같은 형태의 시도에서 이보다 앞선 더 나은 수치를 기록한 중국계 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난 세기’의 가수로서, 여러 의미를 겹입은 가수로서, 이 시간 이 방식으로 이룬 이러한 결과는 여러가지 의미와 해석을 불러오기에 충분하고 남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이 글은 老崔, 최형, 최동무라 마음껏 부를 수 있는 열성팬으로서의 러브레터가 아니다. 글쓴이가 가수 최건에 대해 잘 모르고 그와 다른 세대의 한 평범한 청중이었을 따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어떠한 음악적, 사회적 평론이라는 시각으로 출발하기도 어렵다.  록이란 음악장르에 어두워 발언권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리 끄적이는 것은, 최건 온라인 콘서트에 실시간으로 참여한 아무런 특징 없는 한 IP 주소의 제공자로서, 가히 뜨거운 실검이요 현상급 이슈요 경이로운 사회사건이라 불릴만한 그 현장에서 느끼고 관찰한 것들, 그리고 그것들이 수십 시간이 흐른 뒤인 지금에도 여운이 일고 있기 때문에 자그마한 기록이라도 남기고 싶어서이다. 그래서 말 그대로 조각만 나열해 본다. 

15일 저녁, 벌써 초저녁부터 위챗 모멘트에는 라이브 주소 링크들이 도배되기 시작했다. 그 연령대는 30대부터 50대에 집중되었으니, 이런 도배현상이 10대, 20대의 모멘트에서는 별 파문없는 다른 양상이었을 수도 있지만, 글쓴이로서는 이 콘서트 정보를 모르려고 해도 모를 수 없을 만치 이미 뜨거워져 있었다. 

포스터 이미지

거기에 기름을 부은 건, 생각이 비슷한 지인들이 모인 채팅그룹에서까지 정보가 도배되면서 실시간으로 문자들이 오갔기 때문에 부단히 화제가 빨려 들어가고, 자신이 어두운 정보까지 바로바로 보충을 받으면서 자꾸 빠져들었기 때문인 것 같다. 콘서트장이 아닌 SNS 대화방에서 같이 콘서트를 즐겼다는 것 역시 신기한 새로운 체험. 그래서 더더욱 오래 콘서트를 듣게 되었던 것 같다. (논문을 써야 하는데 말이다, 작은 창으로 켜놓는게 기능상 가능해서 거기에 모든 정신을 팔리지는 않았다고 변명해보지만)

화면 가운데의 자동차, 손가락 제스처 아이콘

온라인에서도 티켓, 선곡 리스트, 선물, 댓글 등 여러가지 액션 기능들을 경험해 보는 것 역시 나쁘지 않았다. 다들 선물 뿌리기에도 경연을 펼치는 듯이 랭킹도 있고(밑의 캡쳐 참조). 그니까 한국의 아프리카TV 별풍선 기능 같은거겠다. 

물로 내내 화면의 하단에 붙어있는 방송 허가번호(备案号)도 눈에 들어왔다. 중궁에는 ‘光腚총국’이라는 재미난 관리부서가 있으니. 

그 와중에 포스는 왜 이리 멋있는지

弹幕(실시간 댓글)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인사에 떼창에 곡주문에 실명으로 사랑고백까지… 허나 뭐니뭐니 해도 제일 눈에 들어오는건 수없이 한줄로 복불한 중국 각지의 지명들. 코라나 방역때문에 여기저기에 비상이 걸린 이 시기에 이런 식으로 풀기(?)의 라이브 현장이기도 한 것이다, 응원이자 고함이자 요청이자 분출이 아니겠는가. 

댓글의 지명들, 가사의 撒点儿野

노래가 다 끝나고 옆의 공간으로 자리를 옮겨 窦文涛의 인터뷰 시간을 가진 최건. 콘서트장과 비견할 정도로 토크가 또 콘서트였다고 하는데, 거기까지는 실시간으로 참여를 다 못했다. 재미있다고 하니 궁금한 분들은 기사를 찾아 보시길. 인터뷰가 시작될 시점에 좋아요는 이미 7400만을 넘겼고, 인터뷰 뒤 다시 무대로 돌아와 앵콜곡을 불렀다고 한다. 

동시에 콘서트 댓글창과는 별개지만, 사적인 SNS 대화방에서도 메시지들이 거의 수백만이 실시간 참여하는 콘서트 댓글창 弹幕 수준으로 올라왔다. 온라인으로 지인들이 같이 콘서트를 즐긴 듯한 이 기분은 뭐지? 말마따나 구름 위의 단체 라이브인 듯 싶다. 

인터뷰 시작

가수 최건의 음악 스타일과 노래 멜로디에 확 꽂히거나 한 건 아니다. 다만 이번 이벤트 현장의 분위기에 압도된 건 사실(온라인이지만). 그리고 이런 이벤트를 이런 시기에 기획한 그의 용의에 존경을 표한다. 음악에 집중하지 않을 수 있어 그리 제창하지 않았던 그지만 ‘오늘은 마음껏 弹幕를 달아줬으면 좋겠다’ 라는 멘트를 하던 그였다. 이 시간 어려움 속에서 인내와 고통을 겪는 수많은 이들에 대한 그가 할 수 있는 성의를 한껏 담은 콘서트였다는 것은 의심할 나위가 없다. 

이상 십만 팔천리의 문외한인 일개 청중이 몇줄 다다닥 다다닥 키보드를 두드린데 불과하나, 그럼에도 최건(형님)에 대한 오마주를 꼭 표명하고 싶었다. 더 넓고 깊은 글은 진짜 지식을 지닌 팬에게 부탁을 하여 두었으니 따로 곧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으니 그쪽을 기다려 보시길 권하겠다. 

마지막으로 그의 대표곡  <一無所有>의 가사 첫 부분을 옮긴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가수 밥딜런에 못하지 않다고 느낄만큼 최건의 가사 텍스트에는 많은 문학적, 시대적 의미가 겹을 더해있다. 조선족이지만 중국어로 가사를 쓴 그가 만약에 우리말을 능수능란하게 해서 가사를 썼다면 어땠을까. 번역으로는 안 살텐데, 좋은 번역안이 있으면 남겨주시길. 

《一無所有》

작사/작곡: 최건

我曾经问个不休 你何时跟我走
可你却总是笑我 一无所有
我要给你我的追求 还有我的自由
可你却总是笑我 一无所有
你何时跟我走 你何时跟我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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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강

떠돌면서 듣고 모으고 배우는, 이야기 "꾼"이 되고싶은. 북에서 남으로, 서에서 동으로 돌다가 고전과 씨름하게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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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오오 번역댓글 감사합니다!!!
      ‘털면 먼지뿐이라고’ 좋은 발상입니다. 마지막줄 ‘나설겁니까’의 ‘겁니까’가 앞이랑 말투가 달라져서 급 공손하게 되돌아온 느낌이고 하하.

      뭐니뭐니 해도 제목 번역이 제일 어려운듯요… 일무소유라 음역하는게 제일 무난할거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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