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음식들은 슬그머니 우리 삶속에 들어왔다.
학교 소풍에 어머니들이 김밥을 말아준것도 기억못하는 언젠가부터였고,
오래 떠나있던 고향에 돌아와보니 어느샌가 삼복에 삼계탕을 먹는 유행이 생겨있었다.
여기저기 삼계탕집을 찾기가 수월해졌고, 요즘은 냉동포장으로도 주문이 가능하다.
복날에 삼계탕을 '반드시 먹어야 하는' 관습이 나를 둘러싼건 서른이 좀 넘어서 한국에서 살던 때였다.
오다가다 엄마보러 들렀던 경우를 빼면, 처음으로 서울에서 여름을 나게 된 나는 그 찌는 더위에 넌더리가 나서, 그만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최대한도로 짧게 잘랐고, 그 이튿날 회사에 출근하여 '무슨 일이 있어요?'라는 질문을 들어야 했다.
'너무 더워서요'라고 해맑게 답했던 것을 후회한다. 차라리 사연있는 표정을 지었을걸. 그 짧은 머리는 더위 지수를 겨우 1%가량 완화했었던 것 같다.
게다가 그 더위가 초절정으로 치달을 무렵, 초복이 곧 코앞이었고, 삼계탕을 먹어야 한다고 했다. 말로 들은적은 있으나, 직접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았다. 이렇게 더운데 그 뜨거운걸 먹어야 한다고?
아무튼 그때 난 그 문화속에서 처음 맞는 초복에, 엄마가 시키는대로 마트에서 삼계탕 패키지를 사다가 집에서 직접 그걸 끓여냈다. 몰라서 시키는대로 한것 뿐이었고, 고열에 불 앞에서 흘리던 땀의 기억이 강렬하게 남아, 중복에는 기어이 삼계탕 대신 치킨을 주문했다. 아무거나 먹으면 그만 아닌가 하면서.
왜 그런지 나는 복날의 이 의식이 늘 어렵게 느껴진다. 먹고 있어도 힘들다. 유난히 더위를 못견뎌서 그런것 같기도 하고, 작열하는 더위속에서 몸에 좋다는 이유로 더 뜨거운걸 먹어야 하는 그런 행동이 고단하게 느껴진다. 다 조상들의 지혜에서 온것인줄을 알면서도, 복날이 다가오면 늘 그 예견된 단체적인 움직임이 난해하다. 그렇다고 정작 남들과 다르게 행동하는건 아니다. 가을 감기라도 예방할 요량으로 결국 삼계탕 집을 찾기도 한다.
그러나 복날에 의무적으로 가는 것 외에, 평소에 즐겨찾는 삼계탕 집은 따로 있다. 가온정 삼계탕. 배달로 주문할 때도 있지만, 집에서 조금 먼 거리임에도 보통은 찾아가서 먹는다. 특히 날씨가 추워지면서 감기기운이 있는 것 같을 때 나에게 필요한 음식이다.
마침 이달의 첫날이 그런 날이라서 오랫만에 가온정에 갔다. 두분이 요리와 홀을 책임지고 운영하는 작은 규모의 가게인데 음식이 깔끔하고 가게가 아늑하고 주인이 친절해서 갈때마다 마음이 편한 곳이다.
감기 예방으로 주문한 한방삼계탕
뜬김이 돌아 신비롭게 찍힌 동자닭곰
가시도가 좀 높은 동자닭곰 사진,
위에 제가 찍은 사진이시원치 않아서 사장님 위챗에서 가져왔어요.
꿈의 찜닭, 아직 그림으로만 봤을뿐이에요.
신메뉴 닭도리탕, 매워보이고 맛있어보이네요.
열명 남짓 취식이 가능한 조용한 가게 내부
연길에서 공신이라고 불리는 리화로의 이스터영화관 근처에 있다. 일요일은 낮에 쉬고 오후 네시부터 영업 시작한다는것 같다.
延吉市梨花路7号(园航社区)公新伊斯特影城公交站点后
요며칠 폭설이 온다고 하는데, 나를 따뜻하게 해줄 그 한그릇이 또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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