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낫어요? 여긴 병원이에요. 어떤 남성분이 업어다 주고 갔어요.”
내가 깬 것을 보고 확인하러 온 간호사가 말했다.
간호사의 말에 나는 지금 무슨 상황인지 어렴풋이 짐작이 갔다. 가볍게 재즈바에서 술을 마시려던 나는 우연히 만난 바리스타와 술을 마시고, 알콜의 화학작용으로 그와 함께 모닥불 춤판까지 나갔다. 그러나 나는 거기에서 얼하이로부터 불어온 바람을 맞고 폴싹 취해버렸다. 어지간히 놀란 바리스타는 혹시나 상세나므 련대책임을 질까봐… 나를 병원까지 업어다 주고 갔다.
결국 눈을 뜨니 알몸인 나의 옆에 역시나 알몸인 바리스타가 누워있는 그런 코미디 영화의 한 장면은 연출되지 않았다. 나는 급진의 침대에 누워서 점적주사를 맞고 있었다.
“수액이 다 끝났네요. 다음엔 주의하세요. 젊은 처자가 이렇게 밖에서 정신을 잃으면 얼마나 위험한데요. 엎어지면 코 닿을데가 바로 먄마인데, 먄마 가고 싶은건 아니겠죠?”
간호사는 나에게 주의를 주면서 주사바늘을 뽑아 주었다.
나는 바늘 자리를 지그시 누르면서 머리속을 정리했다. 艶遇의 도시 대리에서 단지 취해버린 나를 모텔이 아닌 병원으로 데려온 바리스타. 그는 내가 녀자로 보이지 않았다는 말인가. 아니면 그는 단지 녀자에게 관심이 없는 게이? 또는 단순히 착한 바보인가? 그동안 커피 수업을 받으면서 생긴 정까지 생각하니 머리속은 더욱 복잡해졌지만, 바리스타와의 관계는 여기에서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는 생각만은 또렷했다. 리직으로 얻고자 했던 무언가가 이같은 일탈은 결코 아니였으니까…
“이제 연분이 닿는다면, 강호에서 다시 만나요.”
바리스타에게 작별 문자를 남기고 나는 병원문을 나섰다. 그리고 병원앞에서 대기 중인 택시에 몸을 실어 숙소로 향했다. 숙소에서 일단 잘 쉬고, 리직을 결심하게 된 과거의 나날들을 돌이켜 보면서, 앞으로 가야할 곳을 결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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