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이나 생계를 목표로 하지 않는 사람들이 시간을 투자하여 공감이 가는 글을 쓰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누구한테나 살다 보면 글을 쓰고 싶은 열망에 불타오르는 순간이 불쑥불쑥 찾아온다. 최근에 다녀온 여행에 대하여, 맛있게 먹었던 음식에 대하여, 친구들과의 만남에 대하여,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하여, 그리고 나의 소소한 일상에 대하여… 내가 직접 기록하고 싶어질때가 생긴다. 이럴땐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과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막힘없이 써내려갈것만 같다.
하지만 글쓰기란 어렵다.
1. 글쓰기라는 행동
모든 글쓰기가 다 이런건 아니겠지만 “1. 책상 앞에 앉아서, 2. 컴퓨터를 켜고, 3. 생각을 정리하며, 4. 몇번이나 지우기를 반복하면서, 5. 글을 쓴다, 6. 1~5 반복”. 이런 일련의 행위는 참 어려운거 같다. 어느 하나라도 귀찮거나 싫으면 "좋은 글"이라는 결과물을 얻을수 없다.
2. "나"라는 사람을 드러내는 일, 그리고 독자들의 시선 (별로 많은 독자가 있는것도 아니지만)
글로 무언가를 기록한다는 행위는 자유이지만 그 기록에서 나 자신이 일정하게 드러난다. 나의 생각과 경험들을 공개적인 공간에 오픈함으로써 "나"라는 사람이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실명으로 글을 쓰진 않았지만, 첫째로 본의 아니게 올가간/갈 사진들이다. 모든 얼굴을 다 모자이크 처리할수도 없고, 언젠가는 싫지만 알려질 것이다. 두번째가 더 중요한데 바로 나의 글쓰기 수준과 생각의 정리이다. 비공개로 된 공간에서 쓰는 글들과 다르게 글을 발행하면 나의 관점에 책임을 져야 한다. 글쓰기 초보이고, 또 큰 책임을 져야 할만큼의 대단한 글을 쓰는것도 아니지만 글 발행전에는 항상 생각이 많아진다.
왜냐하면 옳은 관점이던 틀린 관점이던, 아니면 허구인 이야기를 엮어 보여주는 것이던, 모두 나의 생각을 정리하여 보여주는 것이기때문에 어렵다. 다 쓰고난후 읽으면서 이 부분에서는 독자가 나의 관점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할가? 이 부분은 너무 나의 자랑을 하지 않았나? 이 부분에서는 너무 비관적이지 않았나? 등등 여러가지로 질문이 생기는데 모두 독자들이 나의 글을 읽을때 이렇게 저렇게 생각할것이라는 가정하에 생기는것들이 많다.
나의 글을 읽은 후 독자가 “그래서 뭐?", "어쩌라고?”라는 반문만은 피하려고 했다. 이를 피하기 위해 엄청 노력했다. 작가가 아닌 내가 이것만 피해도 큰 성공이라 생각했는데 쉽지 않았다. 계획대로 잘 되였는지 모르겠다.
3. 시간 짜내기
풀타임 직업이 있는 내가 많은 시간을 들여 가면서 글을 여러번 수정한다는것은 솔직히 불가능했다. 없는 시간을 짜내서 글쓰는 시간을 만들어내는 것만으로도 만족했다. 나는 주로 퇴근후의 늦은 밤과 주말의 황금같은 시간을 짜내서 썼던거 같다. 하지만 발행버튼을 클릭하여 발행후 나만의 링크가 있는 글 페이지가 생성될때마다 큰 성취감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쓰다. 공개된 공간에서
글쓰기를 시작한지 어느덧 1년, 잘 쓴다는 말보다도 어물쩍하게 쓴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나한테는 최고의 칭찬이다. 뭐든 마음만 먹으면 배울수 있는 세상이다. 글쓰기 강연을 온라인 영상으로 짬짬이 보았고, "하버드 글쓰기 150년"이란 책도 사서 읽으면서 나의 글쓰기를 제고 시켰다. 하루아침에 작가수준이 되는건 기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의 글쓰기가 조금은 제고되였다고 말할수는 있다. 1만 시간의 법칙, 세상은 노력을 무시하고 배신하지 않는다.
그리고 공개된 공간에서 다른 작가들과 혹은 독자들과 소통을 하면서 쓰고 싶었다. 내가 듣기로 이렇게 하면 글쓰기가 더 빨리 제고되고 또 동기부여도 더 잘된다고 한다.
쓰다보니 이런 글들
사실 한달에 하나씩만 쓰려고 계획했다. 고3때 대학시험에서 쓴 작문을 마지막으로 해서 거의 12년동안 한글로 된 글을 써본적이 없는 나이다. 이런 내가 나한테 걱정을 뒤로하고, 걱정대신 다짐을 했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급해 말고", "글의 질이 떨어져도 락심하지 말고", "나 자신을 비난하지 말자"고 말이다. 지난 1년동안 모두 18개의 글을 썼다. 한달에 1.5개씩 쓴 셈이다. 글쓰기를 시작한 첫해 치고는 "꽤" 잘한거 같다.
그리고 1년이 되는 지금 이 시점에서 내가 썼던 글들을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보았다.
-> 내가 글쓰기를 시작한 계기는 여기에 있고:
-> 나의 관점과 생각들로 이런 소리도 내어보고:
"2012 런던 올림픽 로고를 기억하십니까"
"조선족 = 중국사람 + 조선민족(한민족)"
-> 나의 지난 1년을 정리해 보기도 하고:
-> 독서를 하지 않던 내가 좋은 책들을 찾아 읽으면서 공유하기도 하고. 그래서 지난 1년동안 책을 15권 읽기도 하고:
"읽은 책 5권, 정리하기 [3]"
"읽은 책 5권, 정리하기 [2]"
"읽은 책 5권, 정리하기 [1]"
-> 우리의것들을 다시 소환해 보기도 하고:
"WeChat, 그 이전에 YbChat이 있었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사이트, IMDJ (아이엠디제이)"
-> 나의 경험들을 공유해 보기도 하고:
"하와이에서 파도 타기란 쉽지 않았다."
"미국에서 UX/UI 디자이너로 되기까지"
-> 나의 이런저런 생각들을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아 보기도 하고:
"버킷리스트(遗愿清单)를 당장 만들어야 하는 이유"
“조선족 유튜버 3명을 소개합니다.”
"나는 헬스장으로 출근한다"
"钢铁侠는 왜 일주일에 80시간 이상 일하는가?"
-> 이런 소스들을 공유 및 추천해 보기도 하고:
"지금을 바랬던 그때와 그때를 바라는 지금"
"저작권 걱정없이 사용할수 있는 무료 사진 이미지"
-> 1년동안 쓴 글들을 이런식으로 정리해 보기도 하고:
"글쓰기를 시작한지 1년" (지금 이 글)
-> 내년의 글쓰기에 대한 희망, 계획:
나의 두번째 대학생활, 2+2에서 두번째 2년. 즉 미국에서 겪은 대학생활과 경험들을 시리즈 형식으로 적어보고 싶다. 성공하면 그다음 해에는 2+2에서 첫번째 2년 – 중국대학에서의 첫 2년도 적어보고…
지난 1년동안 글을 쓰면서 느낀것은 뭐라도 쓰니깐 된다는 것이다. 중요한거는 나만이 쓸수 있는 글을 쓰니까, 어느 수필을 잘 쓰는 작가님의 글과 비교하지 않으니까, 나만의 스토리로 나의 생각대로 글을 구상하니까, 시간을 짜내어 투자하니까. 이런 "…까"들이 여럿 모이니까 뭐라도 된다는 것이다.
디자이너 입장에서 보면 글쓰기도 디자인이랑 비슷한거 같다. 하나의 디자인을 완성하기 위하여 브레인스토밍, 스케치, wireframe, visual design, prototype, user feedback, update, release등의 과정을 거치는 것처럼 글쓰기도 단숨에 작품을 완성하는게 아니다. 글의 구상, 생각나는대로 내려쓰기, 수정, …..등의 내가 잘 알지는 못하지만 하고 있는 여러 단계들을 거쳐서 완성되는거 같다. 그리고 하루아침에 디자인을 잘할수 없듯이 글쓰기도 하나하나의 기본적인것들이 잘 쌓여져야만 한다.
수자 30000을 다시 언급하면서 돌아본 1년의 글쓰기를 마치려 한다. 인간은 평균 30000일을 산다고 한다. 그리고 나는 벌써 12000일을 살았다. 다행인거는 지난 365일을 이용하여 나 자신을, 나의 관점을 기록하여 이 세상에 흔적을 남기면서 다른 사람들과 생각을 주고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좋은 사람들과의 새로운 관계도 형성되였고, 또 하는 일에서도 아이디어를 받으면서 더 한층 발전할수 있는 계기도 되였다.
수자 30000, 다시 말하면 “죽음”이다. “죽음”에 대한 생각은 나한테 많은 동기를 주는거 같다. 두려워서 시작하지 못할때에도, 과거에 했던 일이 부끄럽거나 후회스러울 때에도,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일들에 대한 걱정이 앞설때에도. “죽음”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은 또다른 긍정적인 생각을 나한테 주입시킨다.
끝으로 스티브 잡스의 명언을 하나 추가한다.
크.. 마지막 명언 마음에 드네요. 승승장구 하시길!
이렇게 정리해 놓으니까 자기를 돌아볼수도 있는거 같고 좋슴다에
장합니다. 멋집니다. 참고로 유시민의 에서, 대하소설 1,2부를 다섯번 읽으면 쓰는 글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그리고 매일 조금씩 글쓰기를 견지하라고 합니다.
날마다 글을 쓴다는건 참 어렵습니다. 글의 질을 떠나서… 🤣